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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포항에 규모 5.4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수능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고, 주식시장에서는 지진 발생 1분만에 관련 테마주들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의 진풍경도 펼쳐졌습니다. 현재까지 포항의 지진으로 인하여 부상자 62명과 이재민 1536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이 중 11명이 병원에서 치료중이고 나머지 51명은 귀가 조치 되었다고 합니다. 이재민 1536명은 포항 흥해 실내체육관 등 27곳에 대피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학교 서른두곳에서 건물 균열이 발생했고, 포항 영일만항 등의 3개항에서 13건의 균열이 발생했으며 국방시설 서른여덟곳도 지진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포항시 일대 1057세대가 지진으로 정전되었고 송유관 6곳도 가동 중단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피해를 준 지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 아실겁니다.
지난해 2016년 9월 12일 19시 44분 32초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2Km 지역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약 50분 뒤인 20시 32분 54초 더 큰 5.8 규모의 지진이 다시 한번 발생했습니다.
저는 수도권 거주중인데, 경주 지진 당시 운전중이었고, 스마트폰으로 들어오는 재난문자는 없었습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백번 양보하여 그렇다고 쳐도 경주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지진 경보문자를 받은 사람과 받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었고, 받은 사람들도 지진 발생 후 8~9분 정도 후에 재난문자가 도착하는 등 늑장경보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은 지리적으로 환태평양 조산대(유라시아, 필리핀, 태평양, 북아메리카 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지진이 잦고, 그에 대한 대응 시스템 메뉴얼도 상당히 잘 되어있는 나라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주 지진 전까지는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때문에 급작스러운 재난상황에서 여러 부처에서 엇박자가 나면서 경보시스템 조차 먹통이 되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경주 강진 이후 늑장 경보발령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잇따르자 그제서야 행정안전부와 기상청으로 이원화되었던 긴급재난문자(CBS) 발송체계를 기상청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규모3.0 이상 지진이 발생하면 이전에는 양측 기관이 이원화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기상청에서 직접 재난 문자를 발송합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1일부터 기상청이 직접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도록 시스템을 변경했습니다.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규모 5.0 이상 지진에 대해서는 기상청의 '지진조기경보시스템'을 통하여 50초 이내에 전국에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하기 때문에 이번 포항 지진에서는 저도 아래와 같이 수도권에 있었지만 문자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느끼지 못했지만 주변 지인들은 저 문자를 받고 몇초뒤 수도권에서도 지진을 느꼈다고 합니다. 포항 지진은 11월 15일 14시 29분 31초에 발생했습니다. 문자 도착시간을 보면 발생후 정말 몇초 지나지 않아 수도권에 있는 저에게도 문자가 바로 도착했습니다. 다시 한번 14시 49분 30초에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 때도 신속하게 재난경보 알림 문자가 도착 했습니다.
이후 자세한 분석 결과 규모는 4.3으로 조정되었지만 이렇게 빠르게 재난문자경보가 오는 것은 확실히 대응 체계가 좋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지진으로 인해 유례 없는 수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어 다음주 목요일인 11월 23일 치뤄지게 되었습니다. 당초 오후까지만 해도 YTN 뉴스에서 "내일 수능시험은 연기 없이 내일 치뤄진다"고 수차례 이야기 했지만 저녁에 정부의 종합적인 상황 판단 끝에 수능 연기를 결정하게 되었고, 이를 공지했습니다.
어제 저희 아파트 안내방송으로도 수능연기와 더불어 단지 주변의 초등학교에도 정상 등교 안내를 위해 방송을 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이들의 안전과 공정성을 위하여 수능 연기가 불가피했다"라며 트위터로 국민들과 소통했으며 이는 굉장히 잘한 대응이라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만일 지난 정부에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 어찌되었을까 싶습니다. 국민과 소통하지 못한 정부였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예산낭비 및 합리화를 하며 예상대로 수능시험이 치뤄졌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오전에도 여진이 있었고, 어제 지진으로 인해 수능시험장으로 지정된 곳들의 균열이 있었기 때문에 만일 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지 않고 일정대로 진행되었다면 분명 차후에 문제될 것이 너무나도 많아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수능시험을 보는 학생이 여진을 느껴 밖으로 나왔을 경우 이를 시험 포기로 보느냐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보느냐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각자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명확한 통제가 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변수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었습니다.
수능 시험 연기로 분명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있을겁니다. 보통 고3학생들은 책거리라고 하여 수능시험 전날 책들을 모두 버리는데, 어제 시험 연기로 인해 저녁 늦게 학교를 가는 학생들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실제로 수능시험이 연기된 것을 확인하지 못한 학생이 수능시험장에 도착하는 헤프닝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입니다. 이번 지진을 예측한 사람이 얼마나 되었겠습니까. 하물며 강한 지진 이후에는 크고 작은 여진이 몇달간 이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지진 바로 다음날 큰 고사를 치루는 것은 피해지역 학생들에게는 공평하지 못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수능시험 연기는 굉장히 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확실히 재난경보시스템도 지난 정부 대응보다는 빨라졌으며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각 부처와 빠르게 협의하여 대책을 내놓았기 때문에 드디어 정상적으로 나라가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연 이번 정부를 무조건 칭찬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정권도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같은 대응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이번 재난안전문자가 빨랐던 것은 지난 경주 지진의 전철을 되밟지 않기 위해 이후 대응체계를 변화시킨 결과물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정부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빠르게 포항으로 내려가 "재난에는 여야가 없다"면서 주민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지난 정부와 이번 정부의 달랐던 대응은 다른 것이 아닌 바로 소통의 문제입니다. 지난 세월호 문제도 그렇고 위안부 합의문제 그리고 경주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서도 지난 정부는 국민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결국 국민들이 촛불을 들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정부는 정상적이고 이성적인 대응을 했음에도 사람들이 칭찬하는 이유는 전 정권에서 보여준 비이성적인 소통 없는 행동들이 되돌아온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활동을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납득할만한 대응을 하는 것 뿐인데 사람들이 좋아한다면 그전의 정부에서는 얼마나 국민들과의 소통을 등안시했는지 보여주는 단편적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 포항 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보다 피해가 더 크다고 합니다. 진원지가 깊지 않았고, 아직도 내진설계나 풀어가야할 숙제는 여전히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더이상 아닙니다. 실제로 7.0 이상의 강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많은 부분에서 지진 관련 대응이 필요한 시기이며 지진 관련 대응에 앞서 각 부처와 정부와의 협의 그리고 발빠른 실행을 해야할 때입니다. 이번 포항 지진으로 피해 입으신 분들 부디 빠른 피해 복구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