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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원년 팬으로 저는 인천 전자랜드 팬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번 시즌 또 다시 6강 문턱에서 좌절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하는 팬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었던 선수들에게 고생했다는 이야기 전해주고 싶습니다.
현재 정규리그 우승팀인 원주DB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반대쪽 시드에서는 서울SK와 전주KCC가 2승1패로 서울 SK가 다소 유리한 상황이지만 KCC도 결코 만만치 않은 팀입니다.
일전에 KBL 프로농구 인기 하락의 원인에 대해 '심판의 자질 문제'에 대한 비판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농구를 보는 분들은 알텐데, 한 경기에 오심이 최소 한, 두개 이상씩은 무조건 발생하는 상황이 생기면서 홈콜논란, 편파판정 논란이 몇년째 제자리걸음입니다.
이러한 '심판의 자질 논란'을 방치하는 것이 바로 KBL이며 KBL의 무능하고 답답한 행정은 오랜 농구팬들을 계속해서 떨어트리는 문제를 낳기도 합니다.
KBL은 계속해서 용병제도를 수정, 보완하고 있는데, 이번에 한 구단만 동의하고 나머지 구단은 동의하지 않는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를 다음 시즌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내년부터 외국인선수 자유계약제도를 시행하는데, 기존 드래프트 방식과 달리 각 구단은 두 외국인 선수의 연봉 합이 70만 달러를 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피트마이클이나 마르커스 힉스와 같은 실력 있는 외국인 선수를 볼 수 있는 자유계약제도는 좋지만, 여기에 키 제한을 걸어 놓으면서 '자유 없는 자유계약 제도'를 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장신 외국인 선수는 키가 2m 이하여야 한다는 것과 단신 외국인 선수는 186cm 이하여야 한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이 규정에 찬성하는 팀은 전주KCC이지스로 이렇게 된다면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 선수의 위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동의를 한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구단들은 모두 반대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시즌까지 총 다섯시즌이나 뛴 득점왕 데이비드 사이먼(안양KGC인삼공사)을 다음시즌부터 볼 수없게 되었습니다.
데이비드 사이먼은 203cm의 신장으로 올시즌 평균 25.68득점, 11.1리바운드, 2.1블록슛 등으로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득점왕과 블록왕 등 2관왕에 오르기도 한 수준급 선수입니다.
KBL은 경력선수들에 한해 신장 재측정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데이비드 사이먼은 재측정에서도 202.2cm로 2미터를 넘어 다음시즌부터 KBL에서 뛸 수 없습니다.
요즘 국제 농구 추세는 장신 센터가 안에서 강하게 몸싸움을 하는 대신 밖에 나와서 3점슛도 쏘고 조금 빠른 템포의 농구가 세계적인 추세인데, 우리나라는 우물안의 개구리와 같이 외국인 선수 신장을 제한하면서 세계 농구 추세 흐름에 뒤쳐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강합니다.
이에 대한 비판 기사도 많고, 이에 동의하지 않는 구단들이 대부분인데도 KBL의 불통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외에도 KBL의 무능과 불통 행정은 다양한 사례가 있는데, 2013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를 앞두고 벌어진 LG의 탱킹 사건과 관련된 짧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당시 드래프트에는 경희대 빅3 라고 불리는 김종규, 두경민, 김민구 선수가 드래프트에 참가 예정이었습니다.
당시 드래프트 순위는 정규시즌 순위가 낮을 수록 유리한 구조였는데, 플레이오프를 올라가는 팀과 올라가지 못하는 팀의 편차가 커 플레이오프를 탈락하면 다음 신인드래프트에서 상위권 지명이 유리한 시기였습니다.
현재는 플레이오프 챔프전 진출 두팀을 제외하고 로터리픽 확률은 거의 비슷합니다. 지난 시즌 정규경기 7~10위팀은 각 16%, 플레이오프 4강 진출 실패 2팀은 각 12%, 챔피언결정전 진출 실패2팀은 각 5%, 플레이오프 준우승팀과 우승팀은 각각 1.5%와 0.5% 확률입니다.
이렇게 제도가 변한 것이 바로 LG의 고의탱킹 혹은 고의 패배 시즌이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할 센터로 평가되는 김종규 선수를 얻기 위해 5~6위 싸움을 하던 창원 LG세이커스는 잘 하던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을 빼버리고 경기하는 등의 꼼수로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게 됩니다.
NBA도 그렇고 다른 나라에서도 탱킹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눈에 띄게 해 탱킹이 아닌 고의패배 의혹까지 일어나면서 언론들은 물론 농구팬들도 들고 일어났고, 저도 당시에 KBL에 항의하는 글을 KBL 홈페이지에 작성했습니다.
KBL도 문제점을 인식했는지 드래프트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했지만 이번까지는 이런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음 드래프트부터 바뀐 룰을 적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시즌이 끝나고 몇달 간의 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 패배 의혹이 일어 결국 드래프트 룰을 바꾸어버린 LG는 당당하게(?) 로터리픽을 얻어 전체 1순위로 김종규를 드래프트하여 다음시즌 우승을 하게 됩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으로 정작 잘못을 범한 팀은 1순위의 영예를 얻어 다음 시즌 우승한 반면, 열심히 노력해서 혹은 LG 덕분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당시 5~6위 싸움을 하던 삼성과 전자랜드는 플레이오프 진출 후 비교적 낮은 순위의 픽을 받아 경희대 빅3를 모두 놓치게 되었습니다.
KBL도 이로 인한 논란을 인지하고 잘못을 시인하면서 드래프트 제도를 바꾸어 현행에 이루었지만 정작 왜 그 다음시즌부터 제도가 바뀌어야 했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행정을 여러번 합니다.
KBL 심판 문제도 그렇고, 팬들이 농구를 등안시하는 이유는 농구팬들 입에서 여러번 나오지만 정작 무능하고 답답한 KBL의 행정 때문에 결국은 농구팬들도 농구를 떠나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구기 종목 중 농구가 직관을 하기에는 굉장히 좋은 종목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프로야구는 경기의 박진감보다는 응원문화나 먹거리 문화가 잘 되어있고, 프로축구는 연고지와 응원단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어 있지만 경기를 보는 재미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단 3초만에도 승부가 뒤집힐 수 있는 농구는 가까운 거리에서 선수들의 땀과 몸싸움, 감독의 작전 등을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에 직관하기에 박진감이 넘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농구가 계속해서 밀려 설자리가 없어지는 것 같아 원년 농구 팬으로써 안타까움이 큽니다.
예전 KBL 총재는 한선교 국회의원이었고 현재는 김영기 총재인데, 총재가 곧 바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총재가 바뀌면 프로농구 흐름을 끊고 자질이 없는 심판 문제는 물론 KBL 전반적인 불통행정을 그만두시고 팬들의 목소리도 들어 적절한 행정으로 프로농구가 다시 인기를 끌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