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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Tip

상장폐지 주식을 사는 이유(Feat. 정리매매)

by 주소남 2019. 5. 17.

목차

    올해 3월 주식시장에는 상장폐지 공포가 확산되었습니다. 3월은 기업의 전년도를 총괄하는 감사보고서를 발표하는 달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기업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주식회사들이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습니다.

    보통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되면, 기업은 이의 제기를 거치고, 향후 개선기간을 부여받게되면 다시 주식 거래가 재개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되어 상장폐지가 됩니다.

    감사보고서 외에도 배임이나 횡령, 매출, 장기영업손실 등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 요건이 있는데, 이에 해당되면 주식 매매가 정지되고, 이후 상장폐지가 될 수 있습니다.

     

    상장폐지

    거래소는 상장폐지가 확정된 종목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에게 마지막 환금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하여 7일간 매매를 허용하는 이른바 정리매매를 실시하게 됩니다.

    정리매매종목은 급격한 가격변동에 따른 투자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30분 단위의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매매가 체결되고, 가격 제한폭이 없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수백%의 수익과 손실이 가능합니다. 어찌보면 가상화폐보다 등락폭이 더 큰 것이 바로 정리매매종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리매매 종목을 살펴보면, 몇천원, 몇만원 하던 주식을 몇백원, 몇십원에 팔아 10분의 1, 100분의 1이라도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상장폐지된 주식을 매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파산

    그 이유는 바로 주식 재상장을 노리고 싼 값에 주식을 매입하려는 투자자들 때문입니다. 몇천원, 몇만원 하던 주식이 정리매매되는 순간 적어도 1천원 밑에서 시작하며, 정리매매 마지막 날은 100원 이하, 심지어 10원 이하로 정리매매 되는 종목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주식을 몇천주씩 보유하고 있다가, 만에 하나 재상장 된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매수하는 세력이 생길 수 있고, 기업의 지분을 싼 값에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입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휴지 조각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주식이 상장폐지 된다고해서 무조건 회사가 문을 닫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가 파산한다면 모를까, 다른 이유로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면, 주식만 없어질 뿐이지 회사는 정상적으로 돌아갑니다.

    이러한 회사가 향후 시장에 재상장되면, 내가 정리매매에서 싼 값에 매수했던 몇천주의 주식이 빛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로또를 사는 심정으로 상장폐지 주식을 더러 사기도 합니다.

    퇴출된 기업이 시장에 재상장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전에 애강리메텍이나 동양강철, 진로, JS전선, 씨앤비텍 등 비록 시간은 몇년씩 걸렸지만 상장폐지된 주식이 다시 재상장된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재상장

    하지만 이는 굉장히 모험적인 일이며, 올바른 투자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권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상장폐지 주식을 사는 사람들이 어떤 이유에서 그러는지 설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상장폐지가 된다면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없지만, 장외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합니다. 물론, 거래 상대방도 직접 찾아야하고, 매우 번거롭기 때문에 역시 권하지는 않습니다.

    거래정지 종목

    최근 MP그룹을 비롯하여 이스트아시아홀딩스, 데코앤이, 이엘케이, 크로바하이텍, 차이나그레이트 등의 주식회사들이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인해 매매거래 정지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주식들이 만일 상장폐지가 결정되어 정리매매를 한다면, 정리매매 체결창을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상하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그 중에는 일부 정리매매 기간 동안 시세차익을 노리는 세력이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나중에 재상장을 보고 로또를 사는 심정으로 매수하는 장면들도 더러 목격할 수 있을겁니다.